튀르키예, 형제의 피를 나눈 사랑스런 민족

(2023년 02월 19일)

튀르키예 지진 소식에 온 세계가 아파합니다. 지난 2월 6일 현지시각 새벽 4시 17분, 구 터키였던 튀르키예 중남부와 시리아 서북부를 뒤흔든 7.8 규모의 강진으로 인해 소중한 삶의 터전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건물만 무너진 것이 아니라 사람의 육체도 우리의 마음도 함께 무너져 내렸습니다. 튀르키예는 한국과 특별한 관계의 나라입니다. 20년 전 제가 터키에 처음으로 방문했을 때 한국에서 왔다는 말에 출입국 관리부터 호텔 직원 그리고 식당에서 봉사하는 분들도 한결같이 Oh, Brother! 라는 말로 인사했습니다. 길거리에서 만난 연세가 지긋한 할아버지는 자신이 한국 전쟁에 참전한 사람이었다고 하며, 마치 오랜만에 만난 아들처럼 저를 따스하게 맞이해 준 일도 있었습니다. 이전의 국호 터키는 6.25 전쟁 때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1만 5천명 가까운 대규모 병력을 파견하여,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천 명 가까운 전사자와 2천명이 넘는 부상자를 내었습니다. 북한이 전쟁을 도발하고 한국이 풍전등화 같은 위기에 놓였을 때 터키의 고등학생들까지 왜 한국에 군대를 파병하지 않느냐고 데모를 벌일 정도였습니다. 

터키를 향한 한국인의 고마움과 사랑은 2002년 월드컵 경기 때 나타났습니다. 한국과 터키의 3,4위 전을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라고 불렀습니다. 상암 경기장을 가득 채운 7만 여명의 관중 대부분은 한국인이었지만, 5만 개가 넘는 터키 국기를 함께 들고 있었고, 자신의 나라에서도 볼 수 없었던 거대한 터키 국기가 관중석에 펼쳐지는 순간 터키 선수들 뿐 아니라 터키 국민들까지도 눈물을 흘렸습니다. “우리는 한국을 위해 다시 한 번 피 흘릴 각오가 되어 있다. 터키는 1천명의 용사를 잃었지만 5천만명의 한국인을 얻었다.” 터키인들이 방송에서 한 말입니다. 경기는 승패에 관계없이 한국 선수와 터키 선수의 따스한 어깨동무로 끝이 났고 터키인들은 승리한 것보다 한국인들의 터키 사랑에 더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2002년 월드컵 한국 터키전이 있던 날, 한국인에게는 식사비와 호텔비도 받지 않던 나라, 월드컵 이후 한국 사랑의 불길이 수출이 놀랍게 증가했던 나라가 터키입니다. 

이런 형제 나라 터키, 튀르키예가 고통의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한국이 공산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청춘을 한국에 바친 그 젊은이들의 나라가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손이라도 붙들어 주고 싶은 심정이지만,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헌금이라도 할 수 있는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무너진 건물은 시간이 지나면 복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마음이 무너진 사람의 가슴은 오직 사랑만이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전하는 사랑은 오랜 세월 형제 나라로 사랑했던 터키에 대한 고마움을 넘어 그들을 바라보며 함께 아파하실 하나님의 마음을 전하는 생명나눔의 통로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