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이 되는 인생

(2023년 07월 16일)

글을 읽다가 좋은 시나 문장을 만나면 밑줄을 긋기도 하고 옮겨 적어두고 자주 꺼내보기도 합니다. “한 개의 기쁨으로 천 개의 슬픔을 감싸고”라는 문장을 보았을 때 무거운 삶의 짐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삶이란 슬픔과 고난이 태피스트리(직물공예)처럼 엮어져 우리를 두르고 있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도 아름다운 아리아가 들려오고 눈물을 넘어 기쁨의 한 점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또 한 번 삶의 무게를 딛고 일어나는 힘을 얻습니다. “진짜 금이 없다면 가짜 금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격언을 읽을 때면 기독교 신앙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기독교란 이름으로 버젓이 자신을 드러내는 수많은 잘못된 가르침을 볼 때마다 우리가 확고히 붙들어야 할 것은 성경의 진리라는 것을 깊이 새기게 됩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한 구절은 광야 같은 삶에도 무한한 꿈을 품게 합니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디엔가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 이 한 문장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삶에 새로운 힘을 얻고 일어났을까요.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래로 사방이 덮인 광야를 지날 때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낮에는 구름 기둥, 밤에는 불기둥이 있었기 때문이요, 마침내 그들 앞에 펼쳐질 가나안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님 앞에 서는 날까지 우리를 지탱해 줄 수 있는 것은 연약한 우리를 끝까지 붙들고 계시는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이요, 언젠가 우리를 당신의 품에 안으실 주님의 사랑을 믿기 때문입니다. 한 줄 문장의 힘이란 이런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누군가에게 삶을 일으키는 한 줄의 문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삶의 어느 한부분이라도 누군가가 밑줄을 긋고 따라가고 싶은 그런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밑줄 

내 무수한 말 가운데 
단 한 마디라도 
누군가의 삶에 밑줄이 되어 
아픈 마음을 감싸줄 수 있다면 

내 쓰는 수많은 문장 가운데 
단 한 줄이라도 
누군가의 가슴에 밑줄로 남아 
넘어진 그를 일으킬 수 있다면  

내 지내온 오랜 삶의 흔적들  
단 한 순간이라도 
누군가 밑줄 긋고 싶은 삶이 된다면 
진정 가치 있는 삶이라 말할 수 있을 텐데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