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로이드 존스를 떠올리며

(2023년 8월 20일)

지난 주에 마틴 로이드 존스에 대하여 연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국 목회자들에게 설교자로서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사람을 물으면 우선 순위로 꼽히는 사람이 로이드 존스입니다. 목회 초기에 장로님들과 함께 유럽 선교를 위해 영국에 방문했을 때 그가 목회했던 런던에 있는 웨스트민스터 채플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교회 문은 굳게 닫혀 있었지만 예약을 하고 갔기에 부목사가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한 시대 런던을 깨우고 많은 나라의 젊은이를 일으킨 그의 설교가 흘러나왔던 강단에 서서 그가 바라보며 설교했던 회중석을 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로이드 존스에게 주셨던 거룩한 열정과 말씀을 깨닫는 지혜의 영을 저에게도 부어 주시기를 간절하게 기도했습니다. 안내했던 목사는 당시에 주일예배는 두 번 드리고 있으며 장년 성도는 150명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그 가운데 반은 외국에서 온 이민자들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한 때 복음으로 타올랐던 영국교회였지만 영적인 피를 흘리는 영국교회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아픈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로이드 존스의 삶을 들여다 보면서 한 사람의 목사가 아니라 모든 신자가 걸어가야 할 삶의 이정표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20세기에 가장 뛰어난 설교자라고 불리는 로이드 존스는 1899년 웨일즈의 카티프에서 출생했으며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던 1914년 런던으로 이주했습니다. 1921년 왕립 의과대학 회원 자격과 왕립 내과 의사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1926년 고향인 웨일즈의 한 교회에서 설교한 것이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계기가 되어, 설교한 지 22일 만에 담임목사 제의를 받고 의사의 길을 버리고 목사의 길로 들어갑니다. 최고의 의사로 촉망받던 27세 젊은이가 연봉 2,500파운드를 내려놓고 연봉 225파운드 목사의 길에 들어선 것입니다. 고향 웨일즈에서 1938년까지 12년 동안 목회한 후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채플에서 1968년까지 30년 동안 목회를 감당했습니다. 금세기 최고의 설교자라고 칭송을 받지만 정작 자신은 “설교하기 위해 산 것이 아니라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 가장 큰 일이었다”고 고백하는 한 사람의 신실한 신앙인이었습니다. 


그가 남긴 한 마디는 늘 제 가슴에 울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Logic on fire! 불타오르는 논리. 진리의 말씀에 근거한 뜨거운 열정으로 살아가지만 철저한 논리 속에 영혼을 깨우는 삶. 예수님의 심장을 보여주는 한 마디입니다. 하나님 앞에 서기 전에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자신의 병 낫기를 위해 기도하지 말라는 부탁이었습니다. 영광의 주님을 만나는 것을 조금도 지체하고 싶지 않다는 그의 위대한 신앙고백이 담긴 삶의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그의 삶을 지배했던 한 마디는 웨일즈에 있는 그의 무덤 비석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막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 (고린도전서 2:2). 그가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걸어갔던 길, 우리가 걷는 길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