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Retire, Only Refire!

(2023년 9월 3일)

지난 금요일 저녁에는 스티븐 통 목사님이 미국에서는 마지막으로 이끄는 복음집회 (STEMI)가 열렸습니다. 저는 가까이서 목사님을 보면서 한 시대 이런 분과 함께 호흡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고마웠습니다. 설교하기 위해 강단에 오를 때는 두 사람이 부축해서 올랐지만 설교단을 손에 잡는 순간 어디에서 그 힘이 솟아나는지 천둥 같은 목소리와 태양 같은 열정으로 설교하기 시작했습니다. 1시간 30분 동안 지속된 그의 설교는 철학과 과학 그리고 신학의 세계를 넘나들면서 마침내 진정한 복음인 예수 그리스도께로 귀결되었습니다. 마지막에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로 결단한 사람을 초청했을 때 수백명의 사람이 앞으로 걸어나왔습니다. 

목사님을 뵈면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설교를 마치고 다시 부축을 받고 내려온 목사님은 휠체어에 앉아서 마지막까지 사람들을 정성껏 만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설교하기 전에는 일체 아무 것도 드시지 않고 기도에 집중하기에 집회를 끝나고 식사한다며, 저녁 식사를 함께 하자고 청하셨습니다. 이미 밤 11시가 다 되었지만 인사라도 드려야 예의일 것 같아 약속한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안내하는 분들이 목사님은 아직 차 안에서 움직이지 못한다고 말씀하기에 차에 계신 목사님을 찾아갔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난 집회였다고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데 목사님은 창백한 얼굴로 차에 비스듬히 누워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했습니다. 그 목사님의 모습을 보는 순간 가슴에서 눈물이 솟아올랐습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불살라 진리의 복음을 다 쏟아내고 쓰러진 한 영웅을 보는 듯 했습니다.

중국의 빌리 그레이엄이라 불리는 통 목사님은 1940년 중국에서 태어났고 아버지는 3살 때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는 신앙의 자유를 위해 자녀들을 데리고 1949년 인도네시아로 이주했습니다. 현재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 있는 Reformed Evangelical Church of Indonesia의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제가 목사님을 처음 만난 것은 14년 전의 일입니다. 목사님의 초청으로 그 교회에서 열린 세계개혁신학포럼에 참석했을 때 교회를 들어서는 순간 제 눈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60만 스퀘어 피트의 건물도 엄청났지만 8천명이 들어갈 수 있는 예배당을 가득 채운 성도들을 보면서 가슴 떨리는 경이감을 느꼈습니다. 목사님이 그때 저에게 들려준 말씀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저는 1년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300번 이상 비행기를 탑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한국교회는 70세가 되면 은퇴를 하는데 목사님은 어떠세요? 당시 69세라고 말씀하시면서 하신 대답이었습니다. “For Christians, there is no retire, only refire!”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은퇴란 없습니다, 다시 불태우는 삶이 있을 뿐입니다). 14년의 세월이 흐른 후, 지난 금요일에 그의 말은 하나의 구호가 아니라 그의 삶이라는 것을 눈으로 보았습니다. 오 주님, 비오니 우리 삶에도 주님을 향한 거룩한 열정을 부어주십시오. 그렇게 살다가 주님 앞에 서게 하소서. 아멘.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