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2024년 2월 25일)

새벽기도를 마치고 안개 자욱한 교회 연못가를 거닐었습니다. 향긋한 수풀향에 봄이 더욱 가까이 다가온 느낌이었습니다. 길었던 겨울이 지나고 대지가 깨어나는 모습을 바라보니, 제 영혼 깊숙이 찾아오시는 하나님의 따스한 손길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어린왕자로 잘 알려진 생떽쥐베리가 한 말입니다. “누군가에게 길들여진다는 것은 눈물을 흘릴 것을 각오하는 것이다.” 때로 아픔을 주기도 하지만 눈물은 가슴에 사랑이라는 꽃을 품은 사람에게서 흐릅니다. 예수님의사랑을 몰랐을 때 십자가는 하나의 나무 형상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알게 되었을 때 십자가는 나를 위해 심장을 바친 예수님의 사랑이 녹아 있는 절정이었습니다. 예수님을 깊이 알수록, 예수님께 길들여질수록 예수님을 향한 눈물이 많아지게 됩니다. “눈물이 없으면 영혼의 무지개는 뜨지 않는다”는 말이있듯이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은 천국을 보여주는 영혼의 창문을 맑게 닦아줍니다. 기도의 눈물은 하늘 금향로에 담겨 하나님 앞에 향기로운 제물로 바쳐집니다. 눈물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겸손하게 만듭니다. 눈물은 하나님 앞에서 용서받은 자의 기쁨과 평안을 누리게 합니다. 눈물은 하나님이 맡겨 주신 사명을향해 불타게 합니다.

하나님은 눈물을 머금은 영혼을 좋아하십니다. 죽음의 통보를 받은 히스기야 왕이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면서 기도에 전념했을 때 하나님이 응답하십니다. “내가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노라. 내가 너를 낫게 하리라.” 눈물의 기도는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위대한 힘입니다. 시편의 기자는 우리가 눈물 골짜기를 지나갈 때에 그 곳에 많은 샘을 발견할 것이라고 노래합니다. 황량한 사막에서 흘리는 눈물은 샘물이 흐르게 하는 씨앗입니다. 성경에 나타난 가장 애잔한 눈물이라면 사랑하는 나사로의 죽음 앞에서 흘리신 예수님의 눈물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가슴에서 흘러내린 사랑의 눈물로 우리의 상처를 치유해 주십니다. 눈물로 얼룩진 신앙 여정에도 샘물을 약속하시는 하나님, 생명수가 되셔서 영원히 목마르지 않게 하신 예수님이 계시기에 우리는 여전히 소망을 노래합니다. 연못가를 거닐며 흐르던 눈물 위로 하나님의 포근한 손길처럼 따스한 아침 햇살이 내렸습니다.

눈물은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움직이고 영혼이 열릴 때 흐릅니다. 삶이란 눈물의 바다를 항해하는 외로운 조각배와 같지만 우리는 마침내 소망의 항구에 도착할 꿈을 품은 사람들입니다. 언젠가 지상의 삶을 마치는 날, 주님께서 우리를 맞이하시는 그날, 우리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약속을 믿기때문입니다. 그날까지 지상에서 흐르는 눈물이 있다면 그 눈물을 통해 더욱 가난한 마음을 품고 사모하는 주님을 더욱 밝히 보기 원합니다. 주님께 비오니 제 가슴에 눈물을 담아 주시고 제 영혼에 눈물샘이 마르지 않게 하소서. 흐르는 눈물을 통해 십자가 위에서 흘리신 주님의 눈물을 보게 하소서.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