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랑에 사로잡힌 목자 – 이시곤 목사

제가 이원상 목사님을 처음 만난 것은 거의 60년 전인1957년 계명대학교에서입니다. 목사님은 만주 길림성에서 출생하여 거기서 자라셨고, 저는 길림성에서 초등학교 1년을 다녔습니다. 뿐만 아니라 목사님이 학창시절 다니셨던 경산교회의 이만천 목사님은 저의 초등학교 교감 선생님이었습니다. 이렇게 이 목사님과 저는 여러 가지 공통된 추억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목사님은 계명대학교에서 구의령(William Albert Grubb) 교수님에게서 지대한 영향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구의령 교수님은 한국을 매우 사랑하셔서 생시에 늘 “다시 태어나도 저는 한국에 갑니다”라고 말씀하셨던 우리의 귀한 스승이셨습니다. 이 목사님은1968년에 댈러스신학교에서 공부하기 위해 미국에 오셨고, 저는 1967년 먼저 미국으로 공부하러 왔습니다.

목사님은 관용의 마음과 타인의 실수를 용서하는 마음, 그리고 사람을 귀히 여기는 마음이 크신 분이셨습니다. 한번은 “목사님이 신임할 만한 사람에게 중책을 믿고 맡겼는데, 그 사람이 나중에 큰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에 어떻게 처리하십니까?”라고 물으니, “그분이 다만 하나님 앞에 회개하기를 바랄 뿐이지요” 라고 대답하셨습니다.

또한 몇 년 전 동료교수 한 분이 병환으로 사실 날이 얼마 안 남아서, 그분이 살아계실 때 뵈려고 제가 워싱턴에 왔을 때입니다. 아침 7시에 공항에 도착하여 예고도 없이 갑자기 목사님께 전화하여 픽업해 달라고 하니 “미리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거기서 기다리면 내가 곧 나가겠다”고 하시더군요. 싫은 기색도 없이 아침식사 대접은 물론, 바쁜 일정 중에도 저를 목적지까지 데리고 가서 그 집에서 같이 예배까지 드렸습니다. 그런 후 11시에 곧바로 한인교회협의회 주최 신년 하례예배 설교를 위해 단상에 올라가시더군요. 목사님은 바쁜 일정 중에도 저를 챙겨 주셨던 것입니다. 게다가 작년 11월 말에는 저를 댁으로 초청해 주셔서 닷새 동안이나 목사님 댁에서 지내며 넘치는 사랑의 대접을 받았습니다. 목사님은 댁에 계실 때에도 식사시간, 수면시간, 대화시간 중간 중간에 틈만 나면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그냥 흘려 보내지 않고 성경을 읽으시곤 하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목사님은 어떤 일을 처리하실 때 철두철미하게 하나님의 방법으로만 하셨습니다. 수단, 방법, 기술, 요령 따위와는 거리가 먼 분이셨습니다. 목사님은 지성과 영성이 조화로웠으며 특히 하나님의 사랑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