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을 모시고 함께 주님을 섬겼던 30여 년의 세월을 돌아보니 말로 다할 수 없는 목사님과의 일화가 생각납니다. 교회가 성장하여 목사님의 사역이 늘어나 심방시간이 부족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당회에서 심방은 부목사님들께 맡기면 어떻겠느냐고 건의했더니 목사님은 “교회가 성장할수록 성도를 만나기가 힘들어지는데 첫 심방만은 꼭 제가 해야 합니다” 하시며 목요심방을 철저히 고수하셨습니다.
새벽기도 인도를 위해 매일 새벽 4시 전에 일어나셔서 자고 있는 요셉과 유니스 머리에 안수하며 축복하고 집을 나서시면, 하루 종일 사역하시다가 아이들이 잠든 후에나 귀가하곤 하셨지요. 아빠를 볼 수 없던 아이들이 “대디, 우리도 아버지 교회 교인이에요. 우리도 좀 만나 주세요” 하며, 자기들보다 교인들을 더 사랑하는 것 같은 아빠에게 귀여운 불평을 할 만큼 우리 목사님은 교회 세우는 일, 교인 돌보는 일에 먼저 마음을 쓰셨습니다.
한 교인이 목사님께 “목사님은 휴가도 안 가고 무얼 하세요?” 물었더니 목사님이 “교회 사무실에 앉아서 교인들이 기도하는 모습 보는 것이 낙입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긴 세월 함께 사역하면서 저는 목사님이 분노로 말실수 하시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목사님이라고 어찌 오해 받는 일, 분노하고 좌절할 수밖에 없는 억울한 일이 없었겠습니까? 모든 것을 용서하고, 사랑으로 품으시며 인내로 승리하신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본받고 기릴 좋은 점이 목사님에게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혀를 제어하신 그 모습은 실로 목사님의 가장 아름다운 성품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