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5일)
오래 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집회를 인도할 때였습니다. 이찬수 목사님과 같은 방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존경하는 목사님과 같은 방을 사용하게 되어 기쁜 마음을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목사님은 저에게 만날 때마다 하시는 부탁이 있습니다. 목사님, 제 설교에 조언 좀 해 주세요. 목사님의 설교는 은혜를 받아야 할 대상이지, 평가할 대상이 아닙니다. 늘 그렇게 답변을 드리곤 했습니다. 이번에도 목사님은 같은 질문을 하셨고 저는 한 가지 부탁을 드렸습니다. 목사님, 얼굴 좀 펴고 웃으면서 설교하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어디에서 이런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지 즉시로 대답하셨습니다. 그게 잘 안 돼요. 청소년 사역을 오랫동안 하다 보니 말을 부드럽게 할 여유가 없어요. 강단에 설 때마다 애절한 심정으로 말씀을 토해내는 심정과 한 교회를 넘어 한국교회를 향해 포효하는 가슴이 다시금 느껴졌습니다. 목사님이 한 가지 부탁을 하셨습니다. 새벽에 두 시간 정도 화장실을 좀 사용할테니 이해해 달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가 잠이 들었고 새벽이 되었습니다. 목사님은 화장실에서 불을 켜고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평소에 멀리서 가졌던 존경이 온 몸으로 스며드는 순간이었고 한 시대 한국교회를 깨우는 그의 영성의 근원이 무엇인지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경이로운 마음으로 목사님을 지켜보았고 이런 목사님과 동시대 호흡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간다는 것이 참으로 자랑스러웠습니다. 그 후에는 목사님의 설교를 들을 때마다 설교의 내용보다 목사님의 표정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얼굴 표정 너머 하나님을 향한 거룩한 열망과 시대를 향해 터져나오는 안타까움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더욱 깊이 들여다 보게 되었습니다. 이제 두 주가 지나면 교회 설립 50주년을 맞이하여 이찬수 목사님을 모시고 부흥회를 가집니다. 똑같이 내리는 은혜의 빗줄기라도 온 몸으로 맞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냥 소매만 적시는 사람도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사모하는 영혼 위에 넘치는 하늘의 은혜로 만족하게 하실 것입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모든 성도님이 간절한 기도와 사모함으로 부흥회를 준비하시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 우리 영혼을 하늘 은혜로 충만하게 하시고, 우리 가정을 하늘 사랑으로 가득하게 하소서. 우리 교회에 주님을 향한 열망과 주님을 더 깊이 알아가는 기쁨이 넘치게 하소서. 이번 부흥회를 통해 주님을 모르는 사람은 구원의 감격을 누리게 하시고 믿음이 연약한 사람은 예수님을 확신하는 믿음을 주시고 믿음에 서 있는 사람은 더욱 더 그리스도를 닮아가게 하소서. 무엇보다 하나님의 이름이 높아지는 말씀의 잔치가 되어 주님의 영광이 찬란하게 나타나게 하소서. 우리가 주님을 사모하고 갈망합니다.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