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근육을 키우는 삶

(2024년 5월 12일)

이전에 학교에서 가르칠 때 한 한기 수업을 다 마쳐갈 즈음이었습니다. 갑자기 몸이 좋아지지 않아진 것을 느끼고 건강을 위해 고민할 때 한 제자가 자전거 타기를 권했습니다. 제자가 준비한 두 대의 자전거를 차에 싣고 서울 근교의 강 주위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세 시간 정도 달리다가 강을 건너고 나니 아주 가파른 오르막길이 나왔습니다. 경사가 너무 심해 바로 오르지 못하고 지그재그로 자전거를 타고 올랐습니다. 그 젊은 청년이 선생을 위해 이렇게 애쓰는데 정말 모든 힘을 다 쏟아 한번도 멈추지 않고 올랐습니다. 정상에 올랐더니 제자가 자전거를 세우고 놀라면서 말했습니다. 친구들과 많은 사람을 데리고 라이딩을 왔는데 이곳까지 한번도 쉬지 않고 오른 사람은 제가 처음이라는 말이었습니다. 그 말에 너무나 행복했지만 의아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길었던 강변을 3시간 달리고 그 높은 정상까지 쉬지도 않고 오르는 제 자신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자전거를 손에 만져보지도 못한 지가 15년도 더 되었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돌아보니 초등학교 6학년 때와 중학교 3년을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다녔습니다. 미군부대에서 군대생활을 할 때 제 숙소와 사무실이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미국 친구가 선물해 준 사이클을 타고 매일 출퇴근을 했습니다.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에 7년 동안 자전거를 타고 다녔던 것입니다. 그 긴 세월 자전거 한번 타보지 않았지만 제 몸이 자전거를 탄 근육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라다니면서 받는 다양한 교육이나 훈련은 영적 근육을 키우는 일입니다. 훈련을 받는다고 당장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3년을 주님과 함께 보냈지만 여전히 주님이 누구신지 잘 몰랐고 사명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주님을 더 깊이 알고 체험하고 교제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리고 주님 자신을 우리에게 드러내시기를 기뻐하시는 분이십니다.
 
구원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은혜로 받는 선물이지만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훈련, 기도를 통해 하나님 앞에 자신을 맡기는 훈련, 그리고 주님이 부탁하신 영혼 구원을 위해 전도 대상자를 향해 나아가는 모든 삶은 우리의 영적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평소에 보이지 않지만 영적 근육이 형성되면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제자들은 이 근육이 튼튼했을 때 주님을 위해 매를 맞아도 즐거워 하고 감옥에 잡혀갔을 때도 찬양이 흘러 나왔습니다. 순교의 제물로 드려질 때도 하늘을 향해 여유 있는 미소를 지으며 주님의 뒤를 따라가는 것을 감격스럽게 여겼습니다. 매일 성실한 신앙훈련으로 주님을 닮아가는 영적 근육을 키워가는 삶이 된다면 참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