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호 목사님 천국 입성

(2024년 7월 28일)

우리 교회를 설립하시고 1대 담임목사로 섬기신 윤명호 목사님이 지난 토요일 오전 주님의 품에 안기셨습니다. 1973년 11월 4일 와싱톤중앙장로교회를 세우시고 4년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교회를 섬기다가 뉴저지로 이동해서 뉴저지 성은 장로교회를 설립하고 뉴저지영락교회를 10년 동안 담임한 후 2000년에 은퇴하셨습니다. 목사님은 1930년 평양에서 출생하셨으며 부모님으로부터 철저한 신앙의 유산을 물려받으셨습니다. 부친 윤기화 장로님은 한국 교회 역사에 거대한 흔적을 남긴 평양 장대현교회 이길함(Graham Lee) 선교사님에게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이 일어난 교회이며 당시 담임목사가 이길함 선교사였습니다. 목사님은 평양음악전문학교를 수료하고 평양신학교에서 공부하다가 학교가 폐교를 당하자 월남해서 서울장신대학교를 졸업하시고 목사가 되셨으며, 미국에서는 페이스신학대학원에서 박사 공부를 하셨습니다. 사모님을 4년 전에 주님의 품으로 보내드리고 목사님은 95년의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주님께로 가셨습니다.

목사님의 건강이 아주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목요일에 아내와 함께 목사님 댁으로 찾아뵈었을 때였습니다. 너무나 쾌활한 모습으로 맞이해 주신 목사님은 죽음의 순간을 눈앞에 두고서도 행복한 웃음과 감사의 고백을 그치지 않으셨습니다. 너무나 맑은 정신으로 말씀하시는 목사님을 뵈면서 곧 돌아가신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매일 우리 교회를 위해 기도하신다는 목사님, 모든 예배 시간에 미리 기도하면서 온라인으로 예배하시는 목사님,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를 오늘까지 지켜주신 것과 모든 성도님께 감사의 인사를 나누셨습니다. 제가 목사님을 위해 말씀을 전할 때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 하면서 화답하시는 목사님의 얼굴은 주님을 뵐 시간을 고대하는 진정한 신자의 모습이었습니다. 제 머리 위에 손을 얹고 마지막 남은 호흡을 다 모아 기도해 주실 때는 마치 야곱이 아들들을 위해 간구하는 장엄함으로 들려왔습니다. 우리 교인들을 위해서는 가난할 때나 부할 때나 한결같은 신앙으로 항상 기뻐하는 삶을 부탁하셨습니다.

목사님의 장녀는 21년째 북한선교를 해 오고 계시고, 장남은 30년째 코스타리카에서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차녀와 차남은 목사님 가까이 거주하며 평신도 지도자로 섬기고 있습니다. 마지막 모습이라는 생각에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저에게 목사님께서 마지막까지 오른손에 들고 계셨던 십자가를 주셨습니다. “목사님, 제가 이 귀한 것을 받을 자격이 없지만, 평생 이 십자가를 간직하고 십자가의 복음을 전하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드시는 목사님을 향해 저는 큰절을 올리고 일어났습니다. 목사님은 사랑하는 가족과 성도들을 위해 마지막 인사를 또렷한 음성으로 남기셨습니다. “여러분 내 가는 것 슬퍼하지 말아요. 기쁨으로 박수로 환송해 주세요. 주님이 천군 천사와 함께 두 손 들고 나를 기쁨으로 맞이하실 것입니다. 할렐루야,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한 시대 윤명호 목사님을 세상에 보내시고 영광을 받으시고 천국으로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