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미라를 보면서

(2024년 7월 7일)

지난 3월에 이집트 목회자 세우기 세미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카이로에 있는 박물관에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특별히 눈길을 끈 것은 왕들의 시신을 처리한 미라였습니다. 지금부터 3-4천 년 전 왕들의 모습을 지금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습니다. 왕들의 미라를 만드는 데는 40~70일이 필요하고 내장은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따로 항아리에 보관합니다. 수많은 왕의 미라 중에 가장 화려한 것은 투탕카멘 미라입니다. 투탕카멘은 이집트 18 왕조시대, 12대 파라오였고, 9세에 왕위에 올라 18세 젊을 때 죽었습니다. 영국의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1922년에 찾아낸 무덤입니다. 투탕카멘이 왕위에 있을 때는 아무런 존재감이 없었던 인물이었는데도 그의 무덤은 다른 어떤 것보다 성대하게 만들었습니다. 그의 얼굴을 보호하는 황금마스크는 무게만 11킬로그램이고 무덤 안에는 놀이기구와 미라로 된 생선과 음식도 발견되었습니다. 황금의자와 수많은 장신구도 함께 출토되었고, 그의 손톱과 발톱을 금으로 만들어 끼웠습니다. 그를 담은 관은 110kg이나 되는 순금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미라를 만든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집트 왕 파라오는 죽으면 영원불멸의 신으로 부활한다고 믿었습니다. 온전한 신체가 있어야 부활이 가능하기에 파라오의 시신을 방부처리한 것입니다. 사후 세계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영원한 생명을 위해 미라를 만든 사람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의 최후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대부분의 미라는 도굴의 대상이 되고, 밀수를 통해 여러 나라에 팔렸습니다. 이집트 선교에 동참했던 한 성도님이 이 상황을 보고 한 마디 던졌습니다. “저 왕들이 3-4천 년 후에 자신들이 관광상품이 될 거라는 것을 상상이나 했을까요.” 미라로 영원한 생명을 기대했던 이집트 왕들, 그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그렇게 극복하기 원했습니다. 이집트 미라뿐이겠습니까? 시대마다 죽음 이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발버둥친 사람들 중, 진시황제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흙과 돌로 병사와 말을 만들었고, 어떤 왕들은 산사람들을 함께 묻기도 했습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잊거나 초연한 생각을 가진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영원불멸은 이렇게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한 가지, 우리의 산 소망되시는 예수님을 만나는 것뿐입니다.

이집트 왕들의 미라를 보면서 든 생각이 있습니다. 저렇게 화려하게 만든 미라들도 수천 년이 지나면서 형체가 일그러지는데 우리 모습이라는 것이 얼마나 보잘것없을 것인가. 썩어 없어질 우리를 위해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당신의 하나밖에 없는 외아들 예수님을 보내시고, 십자가에서 대신 죽임을 당하게 하신 일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피로 우리는 죄 사함을 받았고, 예수님이 죽음에서 부활하심으로 우리에게 영생의 산 소망을 주셨습니다. 부활의 산 소망을 가진 사람은 상황을 초월하는 감사와 기쁨이 있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세상의 모든 것에서 자유를 누립니다. 우리의 산 소망이 되는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