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내리는 날에 다니엘을 그려본다

(2025년 3월 16일)

교회 옆 작은 화단에서 노란 수선화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습니다. 길고도 추웠던 겨울을 인내하며 기다린 꽃이 아름다운 향기를 품기 시작할 때, 비로소 버지니아에도 봄이 찾아옵니다. 봄을 부르기 위해 세상의 모든 꽃이 피어날 필요는 없습니다. 말라 있던 벚꽃나무 가지 끝에 조그맣게 맺힌 붉은 몽우리 하나만으로도 세상은 봄빛으로 물듭니다. 차가운 하늘을 가르며 경쾌하게 노래하는 한 마리 새를 따라 봄 하늘은 더욱 푸르게 펼쳐집니다. 봄은 긴 겨울을 견뎌낸 이들에게 하늘이 주시는 선물입니다. 겨울의 혹독함을 이겨낸 자연이 기쁨의 노래를 부르듯, 우리 삶에도 겨울 같은 아픔을 걷어내고 새봄의 기쁨을 맞이하는 날이 찾아오길 바랍니다.

봄빛이 스며드는 이날, 오늘부터 우리 교회에서 미주 다니엘 기도회를 일주일간 진행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하나님의 나라를 섬기는 귀한 분들을 초청하여, 이 시대에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놀라운 이야기들을 듣고, 여전히 우리 삶에 동행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감사와 찬양의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하늘의 소리를 이 땅에 들려주는 찬양팀들과 함께 즐겁게 노래하며 하나님께 나아가려 합니다. 우리 교회뿐만 아니라 버지니아 전역과 뉴욕, 뉴저지, 펜실베니아, 델라웨어, 메릴랜드 등지에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예배를 사모하는 많은 성도님들이 함께 모여 천국 잔치와 같은 은혜의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번 다니엘 기도회를 통해 다니엘처럼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삶의 결단이 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세상에 포로된 인생이 아니라, 어둠의 환경을 떨쳐내고 살아 계신 하나님의 이름을 세상 앞에 높인 다니엘처럼, 오늘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하나님의 이름으로 당당히 일어서기를 바랍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은혜의 소낙비를 맞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능하지만, 영혼 깊이 적시는 은혜는 사모하는 마음이라는 통로가 준비된 자들에게 임합니다. 겨울이 지나간다고 저절로 새싹이 움트는 것이 아닙니다. 따스한 봄 햇살이 비치고, 메마른 땅에 촉촉한 물기가 스며들 때, 얼었던 땅을 뚫고 봄의 씨앗이 피어나듯이, 하나님을 사모하는 마음과 기도의 무릎으로 주님 앞에 나아갈 때 영혼의 봄이 찾아옵니다. 이 기도회를 통해 더욱 깊이 주님을 갈망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주를 간절히 찾는 자들의 마음을 기쁘게 바라보시며, 반드시 하늘의 은혜로 찾아오실 것입니다.

봄이 내리는 아름다운 날, 한 시대 앞에 하나님의 이름을 영화롭게 드높였던 다니엘을 떠올려 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우리 교회를 통해 봄꽃보다도 더욱 강렬한 주님의 거룩한 향기가 널리 퍼져 가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기도합니다.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