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5일)
사랑하는 우리 성도님들, 안식월을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여러 교회를 방문하면서 한결같이 드는 생각은 우리 교회가 가장 좋다는 것입니다. 주일마다 온라인으로 함께 예배하지만, 하나님의 영광이 찬란한 전심으로 드려지는 예배의 감격으로 충만해집니다. 예배란 하나님을 향해 우리가 드리는 최고의 반응이요, 예배의 영광은 하나님이 내려주시는 선물이지만, 주님 앞에 몰입하는 우리 성도님들, 예배마다 최선을 다해 섬기시는 봉사자들, 그리고 예수님의 복음을 위해 최상의 설교를 준비하는 목회자들 모든 분께 늘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10월 1일, 새벽기도를 시작으로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우리 성도님들을 주님 앞에 올려드리며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나온 모든 날들을 돌아보며 감사하고, 앞으로 하나님께서 이루실 날들을 기대하며 찬양을 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도를 기쁘게 받으신다는 생각에 너무나 행복한 마음으로 사무실로 들어왔습니다. 사무실 책상에는 한국 극동방송에서 보내오신 책이 한 권 놓여 있었습니다. <잊히기 위해 산 사람>. 패트릭 펑이 쓴 D.E. 호스트 선교사님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 앉아 첫 장부터 마지막 장을 다 읽기까지 꼼짝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책에 몰입한 것이 아니라 책이 저를 완전히 사로잡고 말았습니다.
D.E. 호스트, 그의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책 제목처럼 그는 잊히기 위해 살아간 사람이었습니다. 그에게는 반드시 기억에 남기고 싶은 이름, 예수 그리스도라는 이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국 선교의 아버지 허드슨 테일러의 뒤를 이어 30년 이상 CIM 선교회를 이끌었던 분입니다. 영국의 국립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미래가 창창한 젊은이였지만 D.L. 무디를 통해 하나님 앞에 자신의 삶을 드리기로 결단합니다. 중국에서 가난한 형제들과 삶을 보내면서 복음을 전하다가 1946년 5월 11일, 호스트는 주님의 품에 안겼습니다. 저는 그의 삶을 보면서 세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낮아짐과 숨겨짐 그리고 잊혀짐. 새로운 결단으로 주님과 성도님들을 섬기려는 제 마음에 주님께서 이 책을 통해 깊은 교훈을 주셨습니다. 특히 잊혀짐이란 단어는 그날 이후로 늘 제 가슴에 큰 울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올해 2025년은 제가 신학공부를 시작한 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주님을 사랑했기에 예수님처럼 3년 공생애라도 따르고자 하는 마음으로 들어간 신학교, 저는 3년을 드리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주님은 지난 30년 동안 학문의 세계로, 선교지로, 목회자들을 가르치는 사역으로 그리고 이제 한 교회를 섬기는 목자로 세워 주셨습니다. 크신 은혜로 언제나 함께하신 우리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사역을 주님의 손에 온전히 올려드리려 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이름만이 영광으로 높아지며, 저도 잊혀짐이란 말처럼 그렇게 살아가기를 소망해 봅니다. 우리 사랑하는 성도님들, 건강하고 기쁘게 뵙게 되어 너무나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