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
영시를 전공할 때 제가 처음으로 만난 사람이 C.S. 루이스입니다. 그때는 그가 쓴 <순전한 기독교>가 아직 한국에 번역되기 전이었습니다. <타임>지는 그를 20세기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라고 일컬었고, 크리스채너티 투데이는 <순전한 기독교>를 20세기 기독교 명저 1위로 선정했습니다. 루이스는 북아일랜드 출신의 무신론자로 살아온 사람입니다.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30년 동안 교수로 가르치고,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중세철학과 르네상스 문학을 가르쳤습니다. ‘반지의 제왕’으로 잘 알려진 옥스포드 대학교의 동료 교수인 톨킨의 영향으로 30세에 신자가 되었고, 그 후로 인간의 본성과 기독교 신앙에 대한 통찰력을 뛰어난 필력에 담아 이 시대 최고의 기독교 진리의 변증가가 되었습니다. 그가 쓴 <순전한 기독교>는 2차 세계대전 중에 라디오 방송에서 한 강연을 묶은 책으로 그는 저술 목적을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된 이래, 믿지 않는 이웃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상의 봉사, 그리고 아마도 유일한 봉사는 모든 시대에 거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공통적으로 믿어 온 바를 설명하고 수호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루이스는 자신이 오랜 세월 무신론자로 살아왔기 때문에 아직 신앙이 없는 사람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들에게 가장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잘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믿는 사람들에게는 기독교 신앙의 확실성을 더욱 견고하게 해주고, 불신자들에게는 기독교 신앙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게 합니다. <순전한 기독교>에는 우리 신앙과 삶을 돌아보게 하는 주옥같은 명문장들이 있습니다. “천국을 지향하면 세상을 덤으로 얻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을 지향하면 둘 다 잃을 것입니다. 당신이 잃을지도 모르는 그 어떤 것에 당신의 행복을 걸지 마세요.” 진정한 신앙의 척도는 천국에 대한 사모함의 수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내 마음에 정말 천국을 확신하는 믿음이 있는지, 천국을 진실로 사모하는 마음으로 그날을 기다리는지 물어보면 우리의 가치관과 태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제가 <순전한 기독교>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나는 아침에 해가 뜨는 것을 보는 것처럼 기독교를 믿습니다. 내가 그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보다 더 기독교의 진실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바람을 볼 수 있는 것은 흔들리는 나뭇잎을 볼 때이고, 사랑을 볼 수 있는 것은 마음이 설렐 때입니다. 평소 눈앞에 보이는 아름다운 하늘과 자연을 보면서 태양의 존재를 의식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둠이 내리고 온 세상이 캄캄해질 때 비로소 우린 태양이 존재한다는 것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루이스는 신의 존재에 대해 고뇌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따스한 마음으로 다가갑니다. “그리스도를 찾으면 그를 만날 것이며, 그와 함께 모든 것을 얻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