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을 하얗게 수놓은 눈

(2026년 2월 1일)

온 세상을 하얗게 덮은 눈이 내렸습니다. 2016년 1월 23일 토요일, 미국 동부 지역에 대폭설이 내린 지 정확히 10년 만인 올해 1월 24일 토요일 늦은 밤부터 폭설이 내렸습니다. 우리 교회는 1부와 4부 예배는 하지 못하고 2부와 3부 예배를 온 세대가 함께 드리게 되었습니다. 많은 성도님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 드린 예배가 자신의 ‘인생예배’ 같다며 감격과 기쁨을 전해 왔습니다. 평소 같으면 금방인 거리를 두 시간이나 걸려 운전하고 예배에 참석한 성도님,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밤에 몇 번이나 일어나 집 앞의 눈을 치웠다는 성도님, 이럴 때 자녀들에게 예배의 중요성을 일깨워줘야 한다고 아이들과 함께 나온 부모님, 텅 빈 듯한 예배당을 보면서 예배를 두 번 드렸다는 성도님, 한 분 한 분이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천사와 같았습니다. 집에서 온 가족이 함께 예배를 드리면서 사진을 찍어 보내온 성도님, 정갈하게 양복을 입고 일어서서 함께 찬양하는 사진을 보내오신 성도님, 온라인으로 드리는 예배이지만 어느 예배보다 더 애틋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간 시간이었습니다. 공동체가 함께 예배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일깨우게 되었습니다.

성도님들이 돌아갈 때 출입문에서 한 분 한 분마다 손을 잡고 인사를 하다 보니 처음으로 담임목사와 인사를 나눈다는 성도님도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한 영혼을 향한 심정을 가지고 목회한다는 ‘한 사람’ 목회철학을 강조하지만, 긴 세월 교회를 섬기면서도 아직 모르는 성도님들이 너무 많다는 것은 목사를 참 부끄럽게 합니다. 한 영혼을 품으시는 주님의 마음을 다시 묵상해보기도 했습니다. 예배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새벽 2시부터 눈을 치우기 시작한 직원분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양한 봉사로 섬기신 분들, 찬양팀과 특송으로 섬기는 모든 목회자들을 보면서 하나님의 교회가 이렇게 세워져 간다는 것에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이 들었습니다. 아직 길이 다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 월요일 새벽을 깨운 많은 성도님, 그리고 각 가정에 어려움 중에 계시는 성도님은 없는지 한 분 한 분을 생각하며 주님 앞에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

온 세상을 새하얀 담요처럼 포근하게 덮은 눈을 보면서 우리의 허물과 죄를 덮으시고 흰 눈처럼 맑히시는 주님의 은혜를 더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지난 화요일에는 열 마리도 더 되는 사슴 무리가 연못 근처에 나타났습니다. 저들은 이 추운 날씨에 눈으로 가득한 세상 어느 곳에서 잠을 자는지, 먹이는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 달려가 먹을 것이라도 전해 주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내려 앉을 곳이 없는 새들은 대체 이 눈 덮인 숲 어느 곳에서 겨울을 보내면서 여전히 경쾌한 소리로 노래를 하는지. 잠시 들에 피었다 사라지는 백합화도 입히시는 하나님을 생각하니 존재하는 모든 것이 소중하고 하나님의 보살핌이 경이롭습니다. 세상은 눈으로 덮여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예수님과 함께 매일 리딩 지저스로 기쁨과 감사의 노래를 부릅니다.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