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19일)
남미 브라질에서 열린 시드선교사 대회에 참석했을 때 지역의 커피농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브라질은 세계 커피 최대 생산국인 만큼 지역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커피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원하면 매일 쉽게 마실 수 있는 커피이지만, 한 잔의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커피를 마시는 자세가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커피는 모종을 심은 후 3년 조금 더 지나야 첫 수확을 합니다. 그리고 10여년 수확을 하고 나면 커피나무를 제거하고 다시 묘목을 심어야 합니다. 일년에 한번 수확할 수 있기 때문에 커피나무가 실제 커피를 생산하는 것은 열 번 조금 더 된다고 합니다.
커피를 수확하는 방법에 따라 등급도 맛도 달라집니다. 잘 익은 열매를 하나씩 손으로 따는 것은 최고급 스페셜 커피에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최상급 열매만 선택적으로 골라 수확하기 때문에 그 정성만큼이나 맛과 풍미가 좋은 커피가 탄생하겠지요. 가지를 쓸어내리듯 손으로 한번에 따는 방식도 있고 기계로 나무를 흔들어 열매를 떨어뜨리는 방법, 그리고 대형 콤바인으로 기계가 줄 사이로 지나가며 자동으로 수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똑같은 커피이지만 정성과 관심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지는 것, 삶 자체도 대하는 자세에 따라 그럴 것입니다.
커피 농장을 돌아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과일향이 나는 커피를 생산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커피에 원하는 향기를 담은 과일나무를 주변에 심습니다. 망고 향기를 담은 커피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커피나무가 있는 방향으로 망고나무 단지를 만들고, 체리향이나 바나나 향기를 원하면 주변에 체리와 바나나 나무를 심습니다. 바람을 타고 오랜 세월 과일 향기가 커피나무 방향으로 흐르면서 커피 알맹이에 스며든다는 것이었습니다. 커피는 두꺼운 껍질에 싸여 있는데 어떻게 그 향기가 알맹이 속으로 들어가는지 정말 신기했습니다. 긴 세월 바람을 맞으며 인내한 커피가 맺은 아름다운 결실은 마실 때마다 기쁨을 선물하는 향기로운 커피로 탄생되는 것입니다.
바람을 타고 날아온 과일 향을 품은 커피를 보면서 그리스도인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성경은 우리를 그리스도의 향기라고 표현하는데, 오랜 세월 예수님을 사랑하고 따라가다 보면 우리 삶에 예수님의 향기가 스며들게 될 것입니다. 나 자신이라는 껍질을 뚫고 예수의 영이 우리 속에 스며들면 우리 자신의 색채가 점점 사라지고 그리스도의 향기로 조금씩 물들게 될 것입니다. 나의 껍질이 깨어지지 않는다면 예수님의 향기가 스며들지도 못하고, 예수님이 내 속에 들어오셨다 할지라도 자아의 껍질이 깨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여전히 주님의 향기를 나타내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 깊숙이 스며드는 커피의 과일향처럼 주님 앞에 서는 날까지 우리 삶에 주님의 향기가 더욱 깊이 스며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오 주님, 나를 깨뜨리시고 당신의 향기로 물들게 하시고, 당신의 향기를 펼치게 하소서.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