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우리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어 가시는가

(2026년 10월 18일)

온 산천이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가을날, 하나님께서 교회설립 53주년을 기념하여 말씀축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김지찬 목사님이 정성을 담아 준비한 강의안과 함께 창세기에 나타난 믿음의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이 그려가시는 장대한 서사시를 보았습니다. 아브라함과 야곱과 요셉, 세 사람은 서로 다른 시대, 다른 인생길을 걸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셨고, 다양한 과정을 거쳐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로 빚어져 갔다는 사실입니다. 아브라함은 희망의 불꽃이 사라진 자리에서 하나님을 신뢰하고 순종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불가능한 현실 앞에서 죽은자를 살리시는 하나님을 믿음으로 새로운 역사를 이루시는 하나님을 체험했습니다. 아브라함의 삶을 통해 절망의 반대는 희망이 아니라 신앙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것은 막혀 있는 현실이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다시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야곱은 평생 무엇인가를 붙잡으려 인생을 보냈던 사람입니다. 형의 발꿈치를 붙잡고 태어나 장자권을 붙잡았고, 거짓을 일삼으면서도 아버지의 축복을 붙잡았으며, 재산과 미래를 붙잡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의 인생을 붙들고 계셨던 분은 하나님이셨습니다. 벧엘의 어두운 밤하늘을 뚫고 하나님이 먼저 찾아오셨고, 삼촌에게 몇 번이나 속임을 당하던 야곱을 밧단아람에서 지키셨으며, 죽음의 두려움 앞에서 떨고 있던 그를 얍복강까지 찾아오셔서 붙들어 주셨습니다. 야곱이 마침내 깨달은 것은 자신이 하나님을 붙잡기 이전에 하나님께서 자신을 붙들고 계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야곱의 인생을 보면서, 우리가 서 있는 땅이 하나님을 만나는 벧엘이 되고, 얍복강이 되게 해 주시기를 간절하게 기도했습니다. 요셉은 모든 것을 잃은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아버지를 떠나 노예로 팔렸고,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혔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성경은 그런 요셉을 형통한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고난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그를 애굽의 총리로 세우셨지만, 그것은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기 위함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함이었습니다. 요셉은 힘이 없을 때에도 하나님 앞에서 살았고, 힘이 있을 때에도 하나님을 대신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세 사람의 인생을 돌아보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닫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환경을 바꾸시는 일보다 더 깊은 일, 바로 우리 자신을 바꾸시는 일입니다. 아브라함에게는 자신의 가능성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야곱에게는 자신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을 의지하는 삶을, 요셉에게는 자신의 성공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살리는 삶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아브라함도 야곱도 요셉도 모두 믿음을 따라 살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부르시고, 붙드시고, 그들과 함께하셨던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언젠가 끝날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가 마지막까지 붙들어야 할 유일한 분은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인생의 가장 큰 복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 아니라,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과 함께하며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