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13일)
워싱턴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벚꽃이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봄을 맞는 라일락이 고운 향기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새해가 시작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월 중순, 우리는 다시 고난주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기독교 역사에 가장 중요한 두 사건이 있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입니다. 십자가가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하나님과 끊어진 관계를 회복시킨 은혜의 자리라면, 부활은 영원한 생명을 선물하신 승리의 사건입니다. 고난주간은 매년 반복되지만, 그 깊이는 매번 다릅니다. 매일의 삶의 고비를 넘기며, 때로는 눈물의 밤을 지나 다시금 십자가 앞에 서게 됩니다. 올해는 특별히 ‘함께 하는 교회’라는 주제 아래, 우리 모두가 십자가 앞에 ‘함께’ 서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내일부터 시작하는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는 단지 개인적인 경건의 시간을 넘어서, 하나님이 세워주신 공동체의 이름으로 주님 앞에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는 자리입니다. 예수님께서 모든 것을 내려놓으셨던 그 자리, 생명까지 주시며 우리를 살리신 그 십자가 앞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예수님이 흘리신 피로 우리의 죽었던 심장을 다시 뛰게 하신 그 은혜를 기억하며, 십자가 앞에서 누리는 진정한 감격과 자유를 함께 맛보기를 바랍니다. 첫날인 월요일은 프라미스랜드 어린이들의 특별찬양으로 시작합니다. 청소년, 청년, 영어권 성도들을 비롯해 온 성도가 함께 하나님 앞에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찬양함으로 하나님께 우리의 사랑을 고백하고 기도함으로 주님께 마음을 올려 드리며, 말씀을 들음으로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일 것입니다. 주님을 더 깊이 알수록 주님을 더 사랑하게 될 것이고, 그 사랑을 더 체험할수록 삶으로 그 사랑을 살아내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이름이 높임을 받고,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가 세상 가득 퍼져 나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신 날을 기념하는 성금요일 예배는 저녁 7시 30분에 시작되며, ‘Passion 12’라는 이름으로 12시간 밤새 기도하는 영적 여정이 될 것입니다. 이 기도회는 토요새벽예배까지 이어지며, 우리 모두를 겟세마네 동산의 주님 곁으로 이끌 것입니다. 흐르는 땀이 피가 되도록 기도하셨던 주님의 눈물을 기억하며, 십자가 위에서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라며 절규하신 주님의 고통을 깊이 묵상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다 이루었다”는 주님의 마지막 말씀을 따라, 우리는 감사와 순종의 고백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갈 것입니다. 이번 한 주간은 단순한 절기를 넘어, 우리 삶을 십자가 중심으로 회복하는 거룩한 재초점의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나는 부활의 감격을 깊이 누리며,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도 영원한 진리 안에 담대하게 서는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이번 고난주간 특별새벽기도회 가운데 하나님이 예비하신 특별한 은혜가 있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함께 기도의 자리에 나아와 하늘을 향해 두 손 들고 부르짖읍시다. 우리 주님 기도하셨던 그 자리로 우리도 함께 나아갑시다.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