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김석훈/김옥경 선교사 (12/2025)

사랑하는 선교 동역자 여러분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캄보디아에서 문안드립니다. 이번 가을 학기는 예상보다 훨씬 분주하게 흘러가 소식을 이제야 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무엇보다 먼저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동역자 여러분의 기도와 후원이 선교 현장의 일상 속에서 저희에게 실제적인 힘이 되었고, 지치지 않게 붙드시는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캄보디아 현지 상황
현재 캄보디아는 7월 말부터 시작된 태국 국경 지역의 충돌로 인해 긴장과 불안 속에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교전이 멈추는 듯 했으나, 12월 초부터 다시 상황이 심각해졌습니다. 이번에는 단지 국경 인근만이 아니라, 전투기가 캄보디아 70 km 내부까지 폭격했으며, 그 결과 사상자가 발생하고 약 44만 명의 피난민이 생겼습니다. 이 전쟁으로 나라 전체가 흔들리고, 사람들의 마음에도 불안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저희가 있는 프놈펜은 국경에서 약 8시간 거리로 떨어져 있어 지금까지는 안전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또한 캄보디아는 인구·경제·군사력 면에서 태국에 비해 많이 약하기에, 많은 이들이 앞으로의 상황을 염려하며 두려워합니다.

또한 온라인 사기, 납치, 인신매매 관련 뉴스로 인해 캄보디아가 언론에서 “범죄국가”처럼 비춰지면서 관광객과 단기선교팀 일정이 취소되는 경우도 있다고합니다. 하지만 저희의 일상에서는 특별한 위험을 체감하지 못할 만큼 안전하게 사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희의 안전뿐 아니라, 이 땅에 주님의 평강이 임하고, 불안 속에 있는 연약한 이들을 주께서 지키시며, 이런 불확실한 때에도 복음의 문이 열리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여름 사역 보고
여름 방학 동안, 학생들이 각자의 현장에서 섬긴 사역을 나누는 간증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시간은 참으로 깊이 감동적이었고, 감사와 눈물, 그리고 새롭게 타오르는 비전으로 가득했습니다. 특별히 두 형제는 미접촉·미전도 종족을 탐색하기 위해 베트남과 라오스 산악지대를 다녀온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여정은 매우 험했고, 어떤 마을들은 오지라서 오토바이로만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형제들은 그 현장을 직접 보고 나서야 예수님의 말씀이 새롭게 가슴에 꽂혔다고 고백했습니다. “추수할 것은 많되 일꾼이 적다.” 그 눈물은 감정의 과장이 아니라, 잃어버린 영혼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데도 일꾼이 너무 적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흘러나오는 눈물이었습니다. 또한 두 자매는 베트남 고향 교회에서 어린이 사역을 섬기고 돌아왔습니다. 사역자가 부족한 교회에서 아이들이 자매들을 붙잡고 “언제 또 오느냐”고 물으며 헤어짐을 아쉬워했다는 이야기는 우리 마음을 더욱 뜨겁게 했습니다. 그 순수한 질문 속에 한 가지 현실이 담겨 있었습니다. 밭은 준비되어 있는데, 돌볼 목자와 가르칠 교사가 너무 부족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저절로 기도가 솟아났습니다. “주님, 일꾼을 보내 주소서.”

신입생과 ESL 프로그램 개설
이번 가을 학기에는 신입생·재학생·온라인 학생을 포함해 총 32명이 등록했습니다 (BA 13명, MA/MDiv 12명, ThM 7명). 학생들은 8개 국적—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네팔, 필리핀, 인도네시아, 일본, 미국—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다양한 민족 구성을 볼 때마다, 주님께서 단지 개인을 세우시는 것이 아니라, 경계와 민족을 넘어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일꾼들을 일으키고 계심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특별히 이번 학기에는 처음으로 ESL 프로그램을 개설했습니다. 몽족 (Hmong) 배경의 학생 5명 (라오스 2명, 베트남 3명)이 등록하여 열심히 영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언어를 배우는 길은 쉽지 않지만, 이 학생들의 진지함과 갈망이 참 귀합니다. 언어의 문이 열릴수록 말씀과 신학 훈련의 이해가 더 깊어지고, 장차 더 넓은 사역의 문도 열리기를 함께 기도하며 기대하고 있습니다.

성경 집중 읽기
저희는 매 학기마다 의도적으로 시간을 따로 떼어 성경을 집중적으로 읽습니다. 가을 학기 시작 전, 이틀 동안 시편과 잠언을 교독했습니다. 그 시간은 참된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말씀 앞에서 우리의 중심이 다시 세워지고, 책망과 위로를 함께 받으며, 하나님께서 새 힘을 주셨습니다.

수련회
할렐루야교회 김승욱 목사님을 주강사로 모시고 3일 수련회를 가졌습니다. 수련회 말씀은 시편 23편을 중심으로 전해졌고, 하나님이 어떤 목자이신지, 그리고 그 목자의 선하심과 은혜가 어떻게 우리의 두려움과 지친 마음을 붙드시는지 깊이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신학생들의 마음이 다시 하나님의 사랑으로 채워지는 은혜가 있었습니다. 각 메시지 후에는 기도와 헌신의 시간이 이어졌고, 학생들은 하나님 앞에서 다시 “부르심”을 붙들며 결단했습니다. 수련회를 마친 후 김목사님께서 학생들을 부페 식당에서 대접해주셨습니다.

오리엔테이션과 개강예배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신학교의 비전, 미션, 핵심가치, 그리고 학교 규정을 나누었고, 개강예배로 가을 학기를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기도는 이번 학기 동안 학생·교수진·교직원 모두가 은혜 안에서 성장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닮아가는 공동체가 되는 것입니다. 지식만 쌓는 사람이 아니라, 겸손한 종—그리스도를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며, 복음을 위해 고난을 견디는 일꾼들이 세워지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토요 전도
이번 학기에도 학생들은 매주 토요일 전도 현장으로 나갑니다. 주중에는 신학을 배우고, 토요일 아침에는 직접 복음을 전하며 실제 만남 속에서 복음의 능력과 성령님의 역사를 배우는 “살아 있는 교실”이 됩니다. 학교에서 멀지 않은, 개척교회가 있는 동네를 중심으로 전도합니다. 어른들은 대체로 복음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지만, 아이들은 복음을 집중해서 듣고 매주 예수님을 믿겠다고 반응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전도 후에는 다시 모여 현장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셨는지 함께 나누며 받은 은혜로 서로 격려합니다. 그 시간은 학생들에게 “사역은 사람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마음을 여시는 은혜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실제로 배우게 하는 귀한 시간입니다.

어메이징 그레이스 학교
어메이징 그레이스 학교는 저희 신학교와 연결된 중요한 사역 현장입니다. 매주일 오후마다 선교사들이 내려가 예배를 인도하고, 교사 10명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예배드립니다. 또한 저희 신학교 졸업생인 삼포와 파나 자매와 소칫 형제는 교사로 섬기며, 주일 오전에는 주일학교도 인도하고 있습니다.

10/40 창의 복음화의 열쇠는 다음 세대인 4–14 창 (4세-14세) 복음화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믿습니다. 이 나이떄 복음을 받으면 성인될 때 그 지역과 나라를 복음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어메이징 그레이스 학교 사역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 복음 중심의 기독교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새 학년에 7학년 과정을 새로 개설했습니다. 매년 한 학년씩 개설하면 2030년에는 고등학교까지 세워질 것 입니다. 중학년 과정이 시작되어 더 많은 교실이 필요했고, 여러 후원자들의 귀한 헌금으로 1단계 증축 프로젝트가 학기 시작 전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새로 세워진 단층 건물에는 교실 5개가 마련되었고, 그중에는 음악실과 컴퓨터실도 포함되었습니다. 캄보디아에는 음악 교육이 없는 현실이기에, 이 공간들은 더욱 의미가 큽니다. 이 모든 과정을 책임지고 수고해 주신
홍세영 교수님과, 완공에 큰 도움을 주신 성음 크로마하프 협회의 후원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준공 감사예배와 헌당식을 가졌습니다.

감사의 소식
김옥경 선교사는 지난 4년간 눈물길이 막혀 염증과 고름이 생기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눈을 닦아야 할 정도로 불편이 컸습니다. 그러나 이번 여름, 눈물이 코로 배출되도록 길을 여는 시술을 받았고, 그 후로 고름이 완전히 멈추어 큰 감사를 드립니다. 이 회복을 위해 신실하게 기도해 주신 모든 동역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맺는말과 기도 제목
이번 가을에도 하나님께서 참 많은 일을 행하셨습니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며, 또한 동역자 여러분의 기도와 동행으로 맺어진 열매임을 고백합니다. 선교지는 영적 전쟁이 치열한 곳이기에, 여러분의 중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기도 제목

  1. 신학교가 종교부에 속히 등록되도록
  2. 봄학기에 소명받은 학생들이 입학할 수 있도록
  3. 현재 차량이 16년 되어 고장이 잦아 사역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매주일 지방 사역이 있고, 한 달에 한 번은 학생들이 베트남 국경으로 가서 비자를 갱신위해 재입국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고장이 적은 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동역자 여러분은 참으로 귀한 선교 동역자입니다. 성탄절을 맞이하시고 새해를 맞이하실 때, 하나님의 은혜와 복이 여러분의 교회와 일터와 가정 위에 풍성히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캄보디아에서
김석훈 · 김옥경 선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