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7일)
나는 나무가 되고 싶다
한 번 뿌리 내리면 자리를 지키는 나무
티끌처럼 가벼운 세상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몰아치는 폭우에 온몸이 찢겨도
묵묵히 서 있는 그런 나무가 되고 싶다
매서운 겨울바람을 이겨내고
모두 숨죽여 제 모습을 감출 때
먼저 푸른 싹을 틔워 봄을 알리는
시대의 전령 같은 그런 나무가 되고 싶다
뜨거운 태양을 온몸으로 견디며
짙게 물든 단풍으로 깊은 계절을 열어
온 산천을 붉게 물들이는
아픈 가슴을 품는 나무가 되고 싶다
언젠가 수액이 다해 뿌리까지 마르는 날
어느 노부부의 화롯가에서 장작으로 타오르거나
땅 아래 스러져 또 다른 생명을 키워내는
그렇게 살아가는 나무가 되고 싶다
그렇게 죽어가는 나무가 되고 싶다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