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산불을 바라보며

(2026년 7월 26일)

올여름, 캐나다에서 시작된 산불은 국경을 넘어 북미 전체를 뒤덮었습니다. 끝없이 타오르는 불길은 인간의 힘으로는 쉽게 제어할 수 없는 거대한 재앙이 되었습니다. 산불이 삼켜 버린 면적은 한반도의 상당 부분에 맞먹는 규모라고 합니다. 하늘에서는 수백 대의 항공기가 물을 쏟아붓고, 땅에서는 수많은 소방관들이 목숨을 걸고 불과 싸웠지만, 좀처럼 잡히지 않는 불길을 보면서 자연 앞에 선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인류는 인공지능을 만들고 우주를 탐사하며, 놀라운 문명을 이루었다고 자부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버튼 하나로 세상을 옆집처럼 연결하고, 손안에서 전 세계의 정보를 주고받습니다. 그러나 거대한 산불 앞에서 인간은 다시금 자신의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발전한 기술이라도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을 완전히 다스릴 수는 없었습니다.

산불의 여파는 국경도 멈추게 하지 못했습니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미국까지 연기가 흘러왔고, 우리가 살고 있는 버지니아의 하늘도 희뿌옇게 변했습니다. 맑아야 할 여름 하늘은 잿빛 안개에 덮였고, 창문을 열면 매캐한 냄새가 스며들었습니다. 더위만으로도 힘든 여름이었는데 사람들은 연기까지 들이마셔야 했습니다. 그때 우리는 자연 앞에 선 인간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이 열리고 비가 내렸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내린 비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비가 그친 뒤의 하늘은 믿기 어려울만큼 맑았습니다. 뿌옇게 뒤덮였던 연기는 사라지고 푸른 하늘이 다시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며칠 동안 인간이 해내지 못한 일을 하나님께서 내리신 한 차례의 비가 이루어 낸 것입니다. 잿빛 하늘은 순식간에 푸른 하늘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모든 산불이 한 번의 비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결국 하나님의 손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산과 바다를 만드시고, 하늘과 땅을 지으신 창조주께서 한 번 흔드시면 막을 자가 없습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은혜를 대신할 수 있는 인간의 문명도 없습니다.

이번 캐나다 산불은 거대한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자연은 우리를 두렵게도 하지만 동시에 겸손하게도 만듭니다. 푸른 하늘은 언제나 당연한 것이 아닙니다. 마음껏 호흡할 수 있는 깨끗한 공기도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평범한 일상도 은혜이며, 아무 일 없이 살아가는 하루 자체가 감사의 제목입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존재는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맑은 하늘을 올려다볼 때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조용히 물으시는 것 같습니다. “너는 무엇을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거대한 자연 앞에서 우리의 연약함을 발견할수록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는 삶으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목사 류응렬 드림